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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오딧세이] 지성 외모 건강 다 갖춘 '완벽 남녀' 시대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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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문석광
댓글 0건 조회 2,531회 작성일 15-03-14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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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T 테크놀로지리뷰 최신호는 유전자 가위 기술을 활용한 맞춤형 아기 탄생이 머지 않았다고 예측했다. /조선일보DB


최근 난치병 연구에 획기적인 방법을 제시한 게놈 에디팅(Genome editing·유전체 편집 또는 유전체 교정) 기술이 완벽한 ‘맞춤 아기’의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유전질환을 앓은 부모도 앞으로는 아이를 마음 놓고 낳을 수 있다는 기대감과 함께 윤리적 논란의 여지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가 발행하는 과학기술 전문지 테크놀로지리뷰는 최근호에서 DNA 조각을 원하는 위치에 잘랐다 붙이는 유전자 가위 기술의 발전으로 질병이 없고 신체적으로 완벽한 ‘맞춤 아기’의 탄생이 멀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른바 ‘유전자 가위(CRISPR·크리스퍼)’로 불리는 게놈에디팅은 DNA의 특정 염기서열을 인식해 유전체를 의도적으로 자르고 붙이고 고치는 기술이다. 피가 멈추지 않는 희귀질환인 혈우병처럼 염기서열 순서가 뒤집히거나 중복, 또는 삭제된 유전자의 특정 위치를 인식해 잘라내는 방식으로 돌연변이를 치료할 수 있다.


이 기술은 자신의 몸에 침입한 바이러스의 DNA를 절단해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미생물 박테리아의 면역 메커니즘에서 유래했다. 박테리아들이 이전에 침입한 바이러스의 DNA 일부를 자기 유전체 안에 저장해뒀다가 바이러스가 침입하면 이 DNA 정보를 꺼내 해당 바이러스의 DNA를 찾아 자르는 방식이다. 특정 염기서열을 찾아내는 크리스퍼 부분과 찾아낸 DNA를 잘라내는 기능(Cas9)이 짝을 이룬다. 크리스퍼 부분이 표적이 되는 DNA 염기서열에 달라붙으면 DNA 절단이 곧 일어나고 이 사이에 다른 DNA 조각을 집어넣는 식이다.


지금은 소나 돼지 같은 가축의 유전체를 설계하는데 활용되거나 낭포성 섬유질환처럼 난치성 유전질환 치료 연구에 활용되지만 최근 ‘유전적으로 완벽한 아기’의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최근 수년째 유전적으로 건강한 아기를 만드는 방법을 집중적으로 찾고 있다. 2006년 유전자 판별법으로 건강한 배아를 감별해 태어난 맞춤 아기가 세계 최초로 태어난데 이어 최근에는 미토콘드리아 DNA에 돌연변이가 생긴 여성을 위해 이 부분이 정상인 제2의 난자를 기증받아 인공으로 수정하는 세 부모 체외수정 시술이 주목을 받고 있다.


특정 유전자의 변이를 찾아내 족집게 치료를 하는 유전자 치료법은 본질적인 유전형질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자식에게 대물림되는 단점이 있었다. 또 정자와 난자, 배아(수정된 지 8주 된 태아)를 조작하는 ‘생식세포 공학’은 유전되지 않은 장점이 있지만, 미국을 제외한 유럽연합(EU) 등 대부분 나라에서 윤리적 논란을 낳고 있다. 실제로 질병 유전자를 갖지 않은 것만 골라내 자궁에 착상시켜 탄생한 세계 최초의 맞춤 아기는 병든 배아를 파괴하고 건강한 배아만 골라낸다는 점에서 윤리성 논란을 빚었다.


반면 전문가들은 유전자 가위 방식을 사용하면 이런 문제를 간단히 해결된다고 보고 있다. 유전자를 완전히 대체하거나 일부 변화만 일으키는 방식이어서 윤리적 논란이나 대물림의 문제를 비켜간다는 것이다.


유전자 가위를 활용해 완벽한 생식세포를 얻는 건 기술적으로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분자생물학과 제니퍼 도나 교수는 “유전자 가위를 활용해 인간 배아의 결점을 찾아내 없애는 것은 간단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 하버드대 의대 연구진은 BRCA1라는 유전자의 변형이 난소암을 유발한다는 점을 알고 난소암을 앓는 여성 환자에게서 미성숙 난자를 채취했다. 연구진은 유전자 가위를 이용해 미성숙 난자에서 유전자의 변형된 부위를 교정에 다시 건강한 정상 난자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미국과 중국, 영국에서는 유전자 가위 기술과 산부인과 분야와의 연계가 강화되고 있다. 미국에는 산부인과 의사들이 자문위원회에 참여하는 오바사이언스와 같은 벤처기업까지 등장했다. 이들 그룹은 난자나 정자, 또는 시험관에서 배양된 초기 수정란에서 DNA 결함을 바로 잡아 유전질환을 유발하는 특정 유전자를 완벽히 제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MIT
맥거번뇌연구소의 과학자들도 복잡하고 유전학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뇌 질환 연구의 획기적인 진전을 위해 의도적으로 유전체를 편집한 영장류를 만들고 있다. 이 연구진은 유전자 가위를 활용해 신호를 주고받는 신경세포에 영향을 주는 SHANK3라는 유전자를 조작하면 자폐증 치료에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에선 신체 각 부위로 분화해 만능세포로 불리는 줄기세포와 유전자 가위 기술을 활용하는 방안이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난자나 정자를 생산하는 생식 줄기세포 단계에서 유전자 결함을 손본 뒤 정상 난자와 정자가 생산되도록 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유전자 가위 기술도 완벽하지 않다. 유전자의 특정 조각을 교체하는 경우 성공률이 아직 낮고 기술을 적용한 배아의 경우 생존율이 아직 50%에 미치지 못한다.


과학자들은 10~20년 내 유전적 결함을 완벽히 제거한 인간이 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MIT 구오핑 펭 교수는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어렵지만 유전적인 질환을 없애는 기술이 더 발전할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에서 시험관 아기 시술을 받으려면 2만 달러, 난자를 기증받거나 대리모를 활용할 경우 10만달러까지 치솟는다. 배아의 유전자 검사에 사용되는 비용은 4000달러 정도로 유전자 가위를 활용한 방식이 성공을 거두려면 이들과 가격 경쟁력을 얻어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다.


또 다른 과학자들은 앞으로 다른 쪽으로 응용될 가능성을 크게 보기도 한다. 유전적으로 건강할 뿐 아니라 눈 색깔이나 지능지수(IQ)까지 조작한 ‘완벽한 인간’을 만드는데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영국 옥스퍼드대 철학과 닉 보스트롬 교수는 지난해 발간한 자신의 저서 ‘슈퍼인텔리전스’에서 아직까지 인간의 지능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비교적 쉬운 기술을 통해 인간의 지적능력이 향상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박근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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