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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는 봉?…마일리지·포인트 줄이기 전쟁에 나서는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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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문석광
댓글 0건 조회 2,400회 작성일 15-02-25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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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사의 마일리지는 부채로 환산된다. /조선일보DB

#SK텔레콤은 지난 16일부터 가족결합 할인 프로그램인 ‘T가족 포인트’ 신규 가입을 받지 않고 있다. 오는 5월 18일부터는 기존 가족결합 고객에 대한 포인트 적립 서비스도 중단한다. 적립된 포인트는 적립일로부터 36개월 이내 사용해야 한다. 작년 11월에 도입된 T가족포인트는 2~5인 가족이 SK텔레콤 서비스에 가입하면 단말기 교체나 유료 콘텐츠 구매에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를 주는 할인 프로그램이다.


#홈플러스 포인트 카드인 훼밀리카드를 소지한 고객이 인터넷쇼핑몰에서 상품을 구매하면 구매금액의 0.5%를 포인트로 적립 받는다. 그러나 다음 달부터는 적립률이 현재의 5분의 1로 떨어진다. 홈플러스는 3월 1일부터는 적립률을 0.1%로 낮춘다고 이달 초 밝혔다. 이마트는 이달부터 신세계푸드 음식점인 ‘보노보노’와 ‘자니로켓’의 신세계 포인트 적립률을 기존 0.3%에서 0.1%로 내린다고 전달 밝혔다.


고객에게 혜택을 주겠다고 도입한 마일리지와 포인트 서비스를 교묘히 축소하거나 조용히 없애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마일리지나 포인트 적립률을 낮추고 있는 마일리지를 쓸 곳을 줄이는 것이다. 마일리지와 포인트는 보통 최초 적립 후 5~10년간 유효하다. 즉 유효기간이 지난 마일리지는 연기처럼 사라지는 것이다. 기업으로서는 고객들이 쌓아 놓은 마일리지와 포인트를 최대한 못쓰게 했다가 유효기간이 지나 자동 소멸하게 하면 이익이 늘어난다.


항공과 정유, 통신, 카드, 유통업체들은 요즘 마일리지, 포인트를 줄이고, 나아가 고객들이 쉽게 쓰지 못하게 만들기 위한 다양하고 기발한 아이디어 경쟁을 벌인다. 포인트·마일리지는 기업에게 양날의 칼이다. 소비자들은 포인트와 마일리지를 쌓기 위해 특정 기업 서비스나 제품을 계속 쓴다. 말하자면 마일리지와 포인트는 고객을 모으고 빠져나가지 못하게 만드는 미끼다.


반면 포인트와 마일리지는 기업에게 빚이다. 지난 2011년 무렵 도입한 새 회계기준(IFRS)은 기업이 소비자에게 제공한 마일리지와 포인트를 부채로 취급한다. 말하자면 항공사나 통신사 같이 마일리지와 포인트 마케팅에 적극적이었던 기업들은 새 회계 방식 도입 후 부채가 많게는 1조원이나 늘어나기도 했다.


부채 증가에 항공사 마일리지 혜택 축소



대표적인 곳이 바로 대한항공이다.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은 2010년 400%를 유지하다 2011년 IFRS를 도입하며 800%대로 치솟았다. IFRS 도입으로 당시 마일리지 부채가 약 1조원 늘고 자본금은 오히려 7800억원 감소해 부채비율을 끌어 올렸다. 작년 3분기(7~9월)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은 837%다. 작년 3분기 기준 대한항공 마일리지 부채(1조6200억원)는 전체 회사 부채의 약 5%에 달한다.


최근 대한항공은 교묘히 마일리지 혜택을 축소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작년 4월부터 보너스 항공권 교환과 좌석 승급에 필요한 마일리지 공제액 기준을 인상하며 소비자 혜택을 축소했다. 기존 5개 기준(일반석, 프레스티지석, 프레스티지 슬리퍼 시트, 일등석, 일등석 코스모 스위트 등)으로 적용하던 마일리지 공제액 기준을 일반석과 프레스티지석, 일등석 3개 기준으로 간소화하며 공제액 기준을 올린 것이다.


작년 9월에 가족합산 마일리지 이용 방법을 어렵게 바꾼 것도 같은 맥락이다. 대한항공은 가족 합산 마일리지로 좌석승급을 할 때 ‘본인 확인’ 절차를 강화했다. 기존에는 인터넷으로 항공권 좌석승급을 요청하고 발권을 받으면 탑승 당일에 공항 카운터에서 서명을 하면 그만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사전에 직접 공항에 가서 본인 확인 서명을 해야 발권이 가능하다. 마일리지로 비행기를 타려면 미리 한번 공항까지 가야 한다는 이야기다. 2008년 7월 이후 적립된 대한항공 마일리지는 10년이 지나면 소멸된다. 사용하기 어려워 쓰지 못하는 마일리지는 그냥 사라지는 것이다.


아시아나항공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2008년 10월 이후에 적립된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는 회원등급별로 10~12년이 지나면 소멸된다.


아시아나항공은 작년 11월 우수회원(다이아몬드, 다이아몬드플러스, 플래티늄)의 마일리지 항공권 양도 범위를 줄였다. 기존에는 마일리지가 많은 우수회원은 가족뿐 아니라 아시아나클럽 회원에게는 마일리지 항공권(좌석승급 포함)을 양도해줄 수 있었지만, 이제는 불가능하다. 마일리지 항공권은 직계가족에만 양도할 수 있다. 또 아시아나항공 우수회원으로 승급할 때 주던 추가 마일리지 혜택도 내년 12월부터 없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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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의 포인트는 카드사 입장에서는 재무적으로 부채이다. /조선일보DB

아시아나항공은 작년 3분기 전체 부채(7조원) 중 마일리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7%(4600억원)에 달한다. 아시아나항공 부채비율도 2010년 600%에서 작년 3분기 732%까지 상승했다.


주유 포인트 부채 쌓인 정유사



정유사도 주유 포인트 부채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OK캐시백 서비스를 운영하는 SK플래닛의 2013년 말 기준 포인트 부채는 2600억원에 달했다. 전체 부채 7700억원의 34%가 포인트다. 주로 계열사인 SK에너지 고객의 주유 포인트 적립금이다.


SK에너지는 작년 5월부터 주유소 보너스 적립방식을 리터당 5포인트에서 주유금액의 0.1%로 변경하며 포인트 혜택을 축소했다. 예를 들어 당시 휘발유 1리터값을 1800원으로 가정할 때 30리터를 주유하면 기존에는 150포인트를 적립 받았지만, 이제는 54포인트만 받게 된 셈이다. SK플래닛의 OK캐시백 포인트는 따로 유효기간이 없지만, 5년 동안 포인트 추가 적립이나 사용이 없으면 자동 소멸된다.


GS
칼텍스 역시 작년 9월부터 보너스카드(GS&POINT) 포인트 혜택을 줄였다. 주유 리터당 적립금액을 5포인트에서 2포인트로 향 조정하고 리터당 2포인트를 더 주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추가 적립제도를 없앴다.


GS
칼텍스는 주유 포인트 제휴서비스도 줄였다. 작년 1월 말 맥스무비 온라인예매 포인트 제휴를 끝낸 데 이어 2월 말에는 온라인서점 알라딘과 제휴를 종료했고 8월 말에는 KTB투자증권 제휴카드의 리터당 3배 포인트 적립 혜택을 없앴다. GS칼텍스의 GS&POINT 유효기간은 최초 적립 후 5년간이다.


카드사들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현대카드는 최근 현대오일뱅크를 이용할 때 리터당 100원 할인해주는 혜택을 70원으로 줄였다. 스와로브스키 5% 할인 등 일부 프리미엄 카드 할인 서비스도 종료했다. 현대카드 중 LPG(액화석유가스) 충전을 위한 E1카드는 작년에 리터당 80원이던 할인 혜택을 60원으로 축소했다.


현대카드는 작년 3분기 기준 포인트 부채가 4600억원에 달했다. 작년 3분기 총 부채(9조4000억원)의 5% 수준이다. 현대카드는 고객이 카드를 쓸 때 M포인트를 적립해주거나 현금으로 되돌려주는 캐시백 서비스를 하고 있다. 포인트 유효기간 역시 최초 적립 후 5년간이다.


포인트 적립금 공개 거부까지



포인트 부채가 논란이 되자 자사 포인트 적립 규모를 영업기밀이라며 공개하지 않는 곳도 늘고 있다. GS칼텍스, 삼성카드, KT, CJ, 이마트 등은 정확한 포인트 적립금액을 밝히지 않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경기 침체로 기업들의 실적이 부진해지면서 마일리지·포인트를 줄이고 나아가 소비자들이 쌓아놓은 마일리지와 포인트를 교묘히 쓰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고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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