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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을 지우다-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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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동희
댓글 0건 조회 1,345회 작성일 13-03-22 20:11

본문

순간에 닿는 찰나 모든 것이 차갑게 얼어버리는, 냉혹한 구름이 있는 높은 킬리만자로의 정상에 위치한 작은 집안엔, 차가운 철들로 용접되어 만들어진 걷 과는 달리 수십의 모니터가 달려있는 것이 이상하다고 느껴질 만큼 거대한 나무들이 제법 높은 천장을 모두 덮어 버릴 만큼의 키와 잎으로 장연의 경외심을 불러일으키는 곳 이었다. 그 나무들의 사이를 지나치면 문없는 방들이 서로 연결되어 복도로 이어진 곳이 나온다. 그곳에서 오른쪽의 큰방으로 들어가면 지긋한 나이의 중년으로 보이는 한 남성이 모니터하나를 바라보며 조용히 있었다.

잠시후 맑고 청아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버지, 아직 안주무세요?”

남자는 익숙하지만 정적을 깨트린 목소리가 들려오는 방향으로 뒤돌아보았다. 그곳엔 한 젊은 여인이 서있었다.

남자는 밝은 표정을 지으며 여인을 바라보았다.

얘야, 왜 일어났니?”

여인은 알아맞추어 보라는 듯이 제스쳐를 취하며 장난치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녀의 행동에 남자는 즐거운 듯한 표정을 지으며 생각하는 자세를 취했다. 얼마간의 침묵이 흐른 뒤 남자는 작은 소리로 웃으며 여인을 쳐다보았다. 여인도 즐거운 듯이 미소 뛴 얼굴로 남자를 쳐다보았다.

너는 우유를 좋아하니, 우유를 마시러 갔다 온걸 거다. 맞지?”

여인은 남자의 말에 깜짝 놀란 듯이 눈을 휘둥그레 뜨고 쳐다보았다.

어떻게 단번에 아셨어요?”

남자는 당연하다는 듯이 웃으며 다시 몸을 돌려 모니터를 바라보았다. 다시금 진지한 표정으로 모니터를 바라보는 남자의 모습에, 여인은 남자의 곁으로 조심스럽게 다가왔다. 여인은 남자의 등 뒤로 가까이 가가가자 어깨너머로 보이는 모니터를 훔쳐보았다. 모니터에는 동그란 캡슐이 돌고 있었고 여인은 호기심이 들었다.

이거 수면캡슐 이에요?”

남자는 나지막하게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남자는 나뭇잎에 가려진 한쪽구석을 향해 걸어갔다. 남자가 나뭇잎을 치우자 여인이 화면상으로 바라보고 있던 둥근 캡슐이 나왔다. 여인은 한층 더 호기심 어려진 눈빛으로 캡슐을 향해 걸어갔다. 남자는 따뜻한 미소를 지으며 여인을 바라보았다.

써보고 싶다는 눈치구나.”

여인은 빠르게 고개를 흔들었다. 남자는 고개를 돌리고 진지한 표정으로 캡슐옆에 빨갛고 동그란 버튼을 가볍게 눌렀다. 그러자 뚜껑이 열리고 푹신해 보이는 침대가 나타났다. 여인은 기쁜 듯이 냉큼 누워, 명랑한 목소리로 나지막하게 말했다.

수면 시스템, 가동.”

여인의 말이 끝나자 무색투명한 수면가스가 나와 여인의 신경을 마비시키고 잠이 들도록 유도했다. 곧이어 여인은 잠에 빠져들었고 캡슐의 뚜껑은 서서히 닫혔다. 그런데 뚜껑이 닫히려는 순간 나지막한, 그리고 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일시정지

닫히던 캡슐의 뚜껑이 잠시 멈추었다. 남자는 잠들어 있는 여인의 팔에 자신의 주머니에서 팔찌를 하나 꺼내어 끼워 넣었다. 그리곤 서글픈 표정으로 여인의 손을 잡은 체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서글픈 그의 눈에서 작은 눈물이 흘렀다. 남자는 눈물이 떨어진 잔신의 손등을 보며 상념에 잠긴 듯이 그녀의 손을 엄지로 쓰다듬었다.

이제 네가 보게될 세상은 지금과는 전혀 다른 세상이겠구나.”

남자는 두 눈을 감고 여인의 손을 놓으며 나지막하게 속삭였다.

보존장치 제가동.”

남자의 말이 끝나자 기계의 뚜껑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고, 곳이어 캡슐의 뚜껑이 굳게 닫혔다. 후에 일어날 그녀의 거대한 삶이 조용하게 시작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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