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의 명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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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명언
정병근
화장실에서 명언을 본다
오줌을 누다가 아참!
잊고 있던 명언이 나를 반성시킨다
한 청교도가 나를 또박또박 지적한다
언제 어디서나 빈틈없이 친절한
명언이 내 피를 나태한 혈통으로 몰고 간다
감출 수 없는 죄처럼,
오줌 몇 방울 변기 밖에 떨어진다
자크를 올리고
안 씻던 손을 씻는 척하면서
어디 빈틈은 없나
거울에 이리저리 얼굴을 비추어 보면서
납빛에 눈 밑이 어두운 저 얼굴은 누구인가
없는 마음을 다잡는 척 한다
(빨리 잊어야지 방금 본 내 얼굴)
금약하지 못했던 과거와 또 미래를 짐작해 보건데
명언 때문에 나는 불행해질 것이다
누가 보는 것도 아닌데
나는 아무 일 없이 화장실을 나오는 척 하면서
언젠가 쓴 반성문의 치욕이 떠올라
꼬락서니를 들킨 사람마냥
벧엘클럽하우스 선생님과 회원 여러분께 하나님의 은총이 함께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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